'욱하지말고멋지게화내는법은뭐가있을까'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11.17 넌 화날때 어떻게하니?_ 인터뷰특강 <화> 2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진중권 (한겨레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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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진정한 의미의 특권층은, 소위 말하는 1%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고르고 그걸로 밥을 먹을 수 있으면 그거야말로 특권층이거든요. 후자의 1%는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될 수 있어요. (진중권)

이처럼 한번 어떤 일이 좌절된 것에 부노하고 나면, 그 다음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굉장히 강하게 추구하게 됩니다. 분노의 경험이 강한 동기부여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죠. (정재승) 

이타주의는 절대로 안먹힐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타주의라는 건 뒤집힌 이기주의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사회에 대해 생각할 때는 나와 남이라는 구분을 떠나서 '그냥 사람이다'라는 차원에서 생각해봐야 되거든요.(홍기빈)

당신이 만약 어떤 식품을 구매했다면, 당신은 그 식품의 존재를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겁니다. (안병수)

자신이 감추고 싶은 부분을 감추는데 쓸 에너지를 자기 객관화해서 자존감을 가짐으로써 안 쓰기 시작하면 그만큼의 법보가 생기는 거죠. 이 법보가 생기면 비로소 남을 쳐다볼 여유가 생겨요. (김어준)


같이 읽으면 좋은 책
  • 정의론 - 존 롤스 지음 |황경식 옮김

 

요즘 정말 '화'날 일 많다. 뉴스보고 신문보면 여기저기 성질 돋우는 기사들 투성인데, 화내기는 쉬워도 화풀기는 어렵다. 그래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미 다들 성이 돋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일까, 살짝만 찔러도 '욱' 화를 내뱉는다. 물론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서 올해 인터뷰특강이 <화>라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예전에는 사회문제라고 하면, 소위 어느 특정 계급 위주의 문제였다. 이를테면, 노동자면 노동자, 어린이면 어린이, 혹은 어느 단체 등등. 2009년 지금의 사회 문제는 전 국민 범위다. 최근의 문제거리- 이를테면, 비정규직 혹은 행정인턴, 용산참사, 신종플루, 등등은 어느 계층, 나이대도 빠져나갈 수 없는 범위망을 자랑하고 있다.  전 국민이 뉴스를 보며 '내 문제다'싶어 한숨을 한번만 쉬어도 금세 땅이 꺼져버리지 않을까. 이러다가 전국민이 노이로제에 걸리는 사태에 다다를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의 사태에 각자의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행동해야 한다. 언제나 화만 내고 있을 수는 없잖은가.

 

그러므로 더이상 내 문제, 네 문제를 갈라서는 안될 때다. 홍기빈 연구원 말마따나 '나와 너'를 가르는 순간 연대는 불가능하다.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은 공감하는 능력이고, 네 일도 내 일처럼 느끼고 행동하는 연대의식이다. 물론 개인적인 문제가 커질 수록 사람들은 연대에서 멀어지고, 서로 참견하지 않으려 하고, 내새끼 내가족을 더 끌어안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제는 네 문제가 언제라도 내 문제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만 한다.

 

나는 행동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그 꾸준함이라고 진중권은 말한다. 화를 내는 것도 '욱'하고 뿜고 뒤돌아서 계면쩍어질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분노를 갖고 그것을 창의적으로 표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분노, 그 즐거운 분노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것이 우리를 목표로 데려다주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진중권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이제 우리는 대중의 화를 '기획'해야 한다.

 

화가 날 일은 비단 정치문제 뿐이 아니다. 금태섭의 강의는, 분노의 시대, 불안한 시대정서 때문에 다시금 추동되고 있는 사형제도의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게 한다. '사형을 찬성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이제 너무나 오래 던져져 낡아버린 질문이지만, 여전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금태섭 전 검사는 좋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으로 한때 화제가 되었던 안병수는 '화난 음식이 화를 부른다'는 흥미로운 주제로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우리의 생활과 감정을 얼마나 끔찍하게 비틀 수 있는지 경고한다. 김어준은 자신의 경험과 관련하여 어째서 '성의 출발점이 타자에 대한 상상력'인지 유쾌한 어투로 생생하게 전해준다.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는 습관을 바꿔야한다, 이 책을 읽고, 마치 <성공하는 사람의 일곱가지 습관>에나 나올 법한 이 메시지가 떠올랐다. 쉽게 선택하는 음식, 메뉴고르듯 쉽게 결정해버리는 수많은 판단들, 너무나 쉽게 내버리는 화, 우리는 이런 것들을 다시 재고해야 한다. 왜 내가 화를 내는가? 왜 내가 그것을 먹는가? 한번쯤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생활양식을 정의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How to 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내가 왜 화를 내는가? 내 숨기고 싶은 부분이 들통나서 화가 나는가?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어서 화가 나는가? 그 까닭은 무엇인가? 곰곰히 들어가보면 결국 '남의 일'처럼 보이는 사건에서도 '나의 문제'를 발견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문제를 발견하는 순간, 우리는 다른 사람이 왜 화를 내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는 옆사람의 마음도 짐작하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Posted by 프로듀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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