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4대강은 싫다! 절대싫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12.02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2

그러니까 나는,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듣는것도 언제나 환영이다.
말이 통하는, 그러니까 감정과 느낌을 교류할 수 있는 친구와의 대화는 오브콜스, 언제 불러도 태평양까지 기꺼이 뛰어가고 싶을 따름. 하지만 누군가와는 그렇게 말하는게 즐겁고, 헤어지기가 아쉬워 발을 못떼고 꿈 속에까지 그릴 정도(!)인데,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느낌도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대화.

최근의 대화.

한 친구. 나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털어놓는다.
이말인즉슨, 해결은 본인이 할 수 있는데, 내가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으니 나로서는 해결 불가능한 일.
아무래도 들어주기만을 바라는 것 같은데, 이것도 참, 엄청난 강도와 시간은 견딜 수 있는데, 매일 매일 같은 문제를 들고 오는 건 곤란하다. 다른 건 다 참아도 지루한 건 못견디니까. 이 경우는, 통하지 않는, 말이 넘쳐서 문제.

또 한 친구. 글로 마음을 털어놓는데, 이 친구, 나 보란듯이 글을 써놓긴 하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의중을 알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긍정, 어떻게 보면 악,악담?... 대답을 필요로하지 않지만, 대답을 요구하고 있는 글. 혼잣말처럼 썼지만, 누가봐도 알만한 나에게 쓰는 글. 처음에는 머리도 굴리고 의중도 궁리하고 했지만, 점점 꼬여가는 심사대로 꼬여가는 글, 아, 답답하다! 이 사람아. 핵심을 말해! 이 경우는, 언어가 암호가 된, 고갈되어 갈증 뿐인 소통.


그래서, 12월도 되었고 마음을 추스르며, 에라이 나름 해결책을 강구했다.
그리고 책을 펼쳤는데, 황인숙의 <>이라는 시를 발견했다
.
뭐랄까,  갈증난 마음에 쩍,하고 강이 솟구치는 쾌감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나도, 강으로 가야겠다.




 

황인숙  <>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에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에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장간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Posted by 프로듀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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