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쓰세그려 또 한 장 쓰세 그려. 점심 먹고 커피 놓고 무진무진 쓰세 그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1.14 장진문사 (將進文辭) 1


글아. 글아. 글아.
이번 한주는 참으로 더디게 가는 구나.

글아, 글아, 글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속살을 보여다오.

글쓰는 건 즐겁다. 글쓰는 건 즐겁다. 글쓰는 건 즐겁다.
글아, 나를 즐겁게 해다오.
함박 웃음을 짓고, 그 입꼬리를 한껏 올려 내가 가야할 방향을 가르켜다오.

글아, 오오, 나의 글아.
말갛게 솟은 글아.
나에게 네 진실을 말해다오.
내 가슴은 촛농처럼 타들어간다. 나를 너무 애태우게 하지 말아라.

너는 고독한 것이 아닐 터.
아무 말도 할 말이 없는 내가 이렇게 너를 어루만지고 있으니
컴퓨터 벽에 대고 외쳐도, 너는 저 지구 끝, 그 너머 아무말도 하고 있지 못하는
행성 B663445-490-03324호에까지 닿아라. 아무 메아리 없어도 내 알겠다.

글아, 글아, 글아.
참말 생이란 게 이런 것이구나.
아니, 이십대란 게 이런 것이구나. 너는 모른다. 글, 너는 모른다.
내가 내뱉기 전까지 너는 모른다.
그러니까 나를 달래라. 어루어라. 진실을 뱉게끔. 손끝을 어루어다오.

글아. 글아. 머리를 내 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독촉에 시달리리.
세시까지 전부 다 뱉어낼 수 있겠지.
글아, 훗날에, 너랑 나랑, 한잔 술이나 부딪자구나.


Posted by 프로듀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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