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정 살인사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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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정 살인사건>은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여관 '회랑정'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다. 첫 장부터 전개가 심상치않다. 회랑정에서 일어난 과거의 동반자살사건으로 죽었다고 알려진 기리유 에리코가 기쿠요 혼마로 분장해 다시 현장에 나타난다. 첫 장부터 드러나는 이 대범한 설정은 반전이 아니다. 사건이 있던 날 머물렀던 이치가하라 가문의 사람들이 다시 모인 이날, 기리유 에리코는 진짜 범인을 찾고 그 복수를 저지르러 이 곳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기리유 에리코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과연 지난 날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추리해가는 동시에 기리유 에리코가 경찰보다 빨리 범인을 찾아 (자신의 정체를 들키기 전에) 그에게 복수를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두 가지 플롯이 엮이고 조이며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이 가운데 기리유 에리코가 지난날의 사건으로 잃게 된 첫 애인, 사토나카 지로와의 사랑 이야기가 독자로 하여금 기리유의 복수에 동의할 수 있게끔 끌고 나간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런 면에서 참으로 영리한 작가인데, 주인공을 늘 평범하거나 콤플렉스가 있는 캐릭터로 설정, 어느 독자나 한편으로 마음이 가게끔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기리유는 외모적으로 매력이 없어 애인같은 존재는 한번도 꿈꿔본 적 없는 여자다. 그런 여자에게 처음 다가온 사랑 지로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감동적인데 죽음으로서 복수의 동기를 주인공과 독자에게 철저하게 각인시키고, 그 사랑 이야기 또한 신화적인 것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둔다. 

기리유가 오랜 시간 세운 계획을 실행하는데에 있어, 그녀가 생각지도 못한 살인사건이 끼어들게 된다. 그녀의 계획이 틀어짐과 동시에 그녀의 존재를 의심하는 경찰이 등장하고, 그녀는 자신의 임무를 제한시간안에 마쳐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서로 밝혀내야 하는 복잡한 구도가 거침없이 펼쳐지고, 결국 마지막에는 히가시노 게이고다운 깜찍한 반전- 그의 결정적인 매력이자, 그가 애용하는 식의 반전, 즉 견고하게 쌓아올린 인물과 독자의 환상을 무참히 깨뜨리는-을 쨘, 하고 펼쳐보인다.

<악의>-히가시노게이고가 매력적인 이유2 로 이어짐




 
Posted by 프로듀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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